자고로 술자리에서 추억팔이보다 즐거운 건 없다. 윤석과 김장림이 철없던 시절 삼수 분식을 거쳤던 과거가 술안주로 등판하면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한참을 추억을 벗 삼아 떠들다가 적당하게 취기가 오른 최선금 어르신이 자조적으로 웃으면서 술을 한잔 걸쳤다.

“아쉽지. 너무 아쉬워. 늙었지만 조금 더 일할 수 있는데 말이야. 평생 일하던 몸이라서, 쉬는 게 더 어색하거든. 하지만 어쩌겠나.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그동안 조금씩 모아둔 돈이면 밥을 굶지는 않겠지.”

미련이 잔뜩 남은 목소리.

경청하던 윤석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임대인이 정확하게 뭐라고 하던가요?”

“3달 뒤가 재계약인데, 여기 공사하게 됐다면서 가게를 빼달라고 하더라고.”

“공사한 다음에 뭘 한다고 하던가요?”

“그걸 내가 알아서 뭐하나. 건물 주인이 빼라고 하니까 빼는 거지.”

“어르신. 외람되지만 한 가지 여쭤 봐도 될까요?”

“응? 물어봐.”

“음. 임대인이 갑자기 왜 공사를 한다고 하던가요?”

“응? 그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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