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냥 궁금해서요.”

……어르신은 미련이 없지는 않아도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럴 때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말을 꺼내면?

아니지. 정확하게는 ‘어쩌면’ 장사를 계속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꺼내는 거다.

그렇게 되면?

겨우 마음을 추스른 어르신의 속이 복잡해질 거다.

무엇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잘 설명해드려도 잘 이해하지 못하실 거다. 어쩌면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결론을 홀로 내리실 수도 있을 거고.

윤석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공손하게 최선금 어르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법의 실효성과 형평성을 떠나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할 현행법이다.

문제 제기는 할 수 있지만, 법을 어기면서 싸울 수는 없다.

만일 임대인이 정말 공사를 한다면 삼수 분식은 장사를 그만두는 게 맞다.

만일 임대인의 말이 거짓이라고 할지라도, 재계약을 도출하는 과정은 참으로 요원할 거다. 노년의 최선금 어르신으로서는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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